강남·마포·관악, 서울의 쥐 출몰 1순위 지역 된 이유

강남·마포·관악은 왜 쥐 출몰 1순위인가

강남·마포·관악, 서울의 쥐 출몰 1순위 지역 된 이유


서울 한복판에 쥐가 늘고 있다

최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쥐를 목격했다는 시민 제보가 급증하고 있다. 지하철역 인근, 음식점 거리, 심지어 한강공원까지 — 쥐는 더 이상 어둡고 낡은 골목의 문제가 아니다. 도시의 심장부로까지 세력을 넓히며 ‘도심형 해충’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시 환경위생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 내 쥐 관련 민원 건수는 3년 전 대비 약 두 배로 늘었다. 특히 식당 밀집 지역과 하수도 정비 구역을 중심으로 출몰 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도시 청결 관리와 위생 문제를 넘어 ‘공공 안전’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3년 새 두 배로 늘어난 시민 민원

서울시 통계포털에 따르면 2021년 1800건 수준이던 쥐 관련 신고는 2024년 3600건을 넘어섰다. 가장 많은 민원이 접수된 곳은 강남구, 마포구, 관악구였다. 이 세 지역은 공통적으로 ‘음식점 밀집 지역’, ‘지하철·하수도 밀접 구간’, ‘유동 인구가 많은 상권’이라는 특성을 지닌다.

특히 여름철 평균 기온 상승과 강수 패턴 변화로 하수도 내 서식 조건이 좋아지면서, 쥐의 번식 속도가 과거보다 훨씬 빨라졌다. 방역당국이 일시적으로 약품 살포를 늘려도, 근본적인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효과는 오래가지 않는다.

▶ 2024년 서울시 쥐 민원: 3,600건
▶ 가장 많은 신고 지역: 강남구·마포구·관악구
▶ 주요 원인: 음식물 쓰레기, 하수도 구조, 기후 변화

강남·마포·관악, 쥐 출몰의 중심지

강남구는 유흥가와 음식점이 밀집해 있고, 지하상가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쥐가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마포구는 노후화된 건물과 좁은 골목이 많고, 관악구는 원룸·반지하 주택이 밀집된 지역이 많아 쥐가 은신하기 용이하다.

특히 관악구 신림·봉천동 일대는 서울 내에서도 민원이 가장 많이 접수되는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하수관 교체 작업이 늦어지고, 음식물 쓰레기 배출이 많은 것도 문제다. 강남역과 홍대입구역 인근은 ‘24시간 상권’이 형성되어 있어 밤낮없이 음식물 쓰레기가 쌓이고, 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기후 변화가 불러온 도시 생태의 이상

기후 변화는 쥐의 생태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평균 기온이 오르면서 쥐의 활동 기간이 연중 지속되고, 겨울철에도 번식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특히 폭우가 잦아진 여름에는 하수도가 범람하면서 도심으로 쥐가 이동하는 현상이 빈번해졌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단순한 ‘방역 문제’를 넘어 생태계 불균형의 신호로 해석된다. 도시가 점점 따뜻해지고, 먹잇감이 풍부해지면서 쥐는 도심의 상위 포식자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방제보다 중요한 것은 ‘도시 환경의 구조적 개선’이다.

▶ 겨울철 평균기온 상승 → 쥐 번식기 연중화
▶ 폭우·하수도 범람 → 도심 이동 가속
▶ 음식물 쓰레기 증가 → 먹이원 풍부

도심 속 방제와 청결 관리의 새로운 과제

서울시는 2024년부터 ‘스마트 방제 시스템’을 도입해 쥐의 이동 경로를 감지하고 실시간 대응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기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주민 참여와 생활 습관의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정해진 시간에 배출하고, 하수도 정비 주기를 단축하며, 상가 주변의 청결 상태를 점검하는 등 공동체 중심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구청과 상인회가 협력해 ‘지역 단위 방제 캠페인’을 운영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결론: 도심의 쥐, 기후 위기의 또 다른 얼굴

쥐는 단순히 불쾌한 해충이 아니다. 도시 환경의 건강도를 보여주는 ‘지표 생물’에 가깝다. 그 수가 늘어난다는 건, 곧 우리가 사는 도시가 더러워지고,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뜻이다.

도심 속 쥐의 증가는 기후 위기의 또 다른 경고다. 청결 관리, 환경 개선, 공동체의 책임이 함께 작동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이상 ‘쥐가 없는 도시’를 상상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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